이제야 드디어 조금은 퍼즐이 맞추어지는 기분이다. 이번 몇 달 전 LA 오페라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을 관람하고 이번에는 로시니의 “ 세빌리아 이발사”을 보았다. 그동안 두 개의 작품이 비슷해서 구별이 안 돼서 엄청 헷갈렸는데 공연을 보고 나서 나는 아리아드네가 실타래를 테세우스에게 주었던 것처럼 미로에서 헤매는 나에게 실마리를 찾게 해 준거 같다. LA 오페라에서 두 개의 작품을 연달아 거의 같은 시기에 선보인 것은 나처럼 구별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비교 분석해 보라는 것 같았다. 오페라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하는 의도와 배려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제는 어디 가서도 자신 있게 피가로의 결혼,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설명할 수 있을 거 같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오페라를 보면서 “ 피가로 피가로 피가로 ”그 유명한 아리아가 언제 나오지? 하며 기다렸던 나를 생각하니 이젠 피식 웃음이 나온다. 그 아리아는 세빌리아의 이발사 “나는 이 마을의 일인자”(Largo Al Factotum Della Citta)에서 나오는 것이란 걸 이제야 알았다.

 

“아무러면 어때? 나 같은 일반인은 다 그럴 거야” 하고 스스로 위안을 한다. 오페라의 시대적 장르, 구성, 형식, 배경 등 그런 지식은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 내가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 있고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그 자체가 감사이며 행복이다.

LA 오페라의 작품이라 그럴까? 무대장치도 실제의 집처럼 세팅이 엄청나고 천둥 번개가 치는 신의 무대 조명도 인상적이다. 주인공들의 키스하는 장면에 여주인공 로지나의 발끝에서 등으로 이루어지는 선이 마치 발레의 캄브레를 하는 발레리나의 동작처럼 보였다. 주인공이 발레를 배웠으면 더 멋있는 장면이 연출되었을 텐데 하고 나는 생각하면서 아쉬움을 가졌다.

작곡가 로시니의 삶도 참으로 특이하다.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로시니의 최고의 오페라 부파 작품으로 자신의 작품을 여기저기서 가져와 짜 집기를 한다. 표절인지 오마주인지는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13일 만에 오페라를 완성하고 세상의 모든 부와 명예를 다 잡고 37세에 조기 은퇴하고 미식가로 살아간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가볍고 명랑한 분위기와 코미디적인 플로트와 화려한 음악으로 유명하다. 부럽기도 하지만 나 같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하니 다른 시각 다른 관점이 보인다.

오페라를 보러 갈 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은 항상 공연장이 빈자리 하나 없이 좌석이 꽉 찬다. 일요일 오후 마치 레드카펫을 걷는 영화배우처럼 멋있게 차려 입은 사람들 속에 나도 함께 한다.

같은 시간 지구 반대쪽에서는 이스라엘, 우크라이나는 전쟁과 테러로 삶과 죽음에 일각을 다투고 있는데 여기에 안전하고 평화로운 우리의 축복 된 삶에 감사를 한다는 남편의 말에 깊게 동감한다. 오늘 하루 의미 있는 오페라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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