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3.LA 한국문화원에서 만난 ‘몽유도원도’
기나긴시간 속에서도 오히려더 또렷해지는 장면이있다. 7월 초 LA 한국문화원에서 상영된국립무용단의 ‘몽유도원무’는 그날보다오늘 더 자주 떠오른다. 짧지만깊은 48분의 시간은 스크린이라는매개를 넘어 조용한 울림으로다가왔고, 비록 극장의 생생한공기를 직접 마시지는 못했지만화면 너머로 전해지는감흥은 오히려 더선명하게 다가왔다. 무대는 우리곁으로 조용히 다가왔고, 몸짓은말보다 먼저 마음을 건드렸다. 이 작품은 조선초기 화가 안견의 ‘몽유도원도’에서 출발한다. 세종의아들 안평대군이 꿈에서본 이상향을 화가는종이 위에 펼쳐냈고, 국립무용단은 그풍경을 절제된 춤으로무대 위에 다시 그려냈다. 복숭아꽃이흐드러지고 강물이 잔잔히흐르는 그 고요한 세계는움직임을 통해 피어났고, 그 안에는말없는 철학이 숨쉬고 있었다. 텅 빈듯한 무대는 오히려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있었고, 손끝 하나와 시선의미세한 떨림은 절제된감정으로 관객의 상상력을자극하며 내면의 풍경을흔들어 깨웠다. 그러는동안 문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