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3.그림자 속을 걷는 춤” — 몽유도원무를 보고
직접 공연장을 찾지는 못했다. 무대의 공기를 온전히 마시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화면 너머로 전해지는 무언가가 있었다. LA 한국문화원에서 상영된 국립무용단의 <몽유도원무>는 짧고도 깊은, 마치 꿈처럼 스쳐가는 48분이었다. 이 작품은 조선 초기 화가 안견의 걸작 <몽유도원도>에서 출발한다. 세종의 셋째 아들 안평대군이 꾼 꿈 속 낙원을, 화가는 붓 하나로 종이 위에 펼쳐냈다. 흐드러지는 복숭아꽃, 안개 속 암벽, 잔잔히 흐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