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슈즈를 처음 신는 날
발레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가? 토슈즈를 신고 두발을 발끝으로 쫑쫑쫑… 요정같이 춤을 추는 발레리나를 상상할 것이다. 나는 어릴 적 발레에 대해 많은 막연한 환상과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우아하고 공주같이 화려한 모습에 무조건 좋아하며 발레리나를 꿈꾸며 토슈즈를 신고 춤을 추고 싶어 했다.
선화예중학교 재학 당시 나를 위해 일부러 일본까지 가서 토슈즈를 사다 주시던 아빠의 열정 덕분에 친구들의 부러움 속에서 발레를 시작하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환상은 실제가 되었다. 배움의 시간 속에서 즐거움보다 고통과 어려움이 함께했고, 끊임없이 연습해도 안 되는 동작에 실망과 좌절도 함께 하였다. 그러나 토슈즈의 매력이라고 할까? 연습을 하다 보면 어느 날 아주 천천히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스스로 느낄 때가 있다. 흔들리지 않고 내 몸의 중심을 찿을때, 토슈즈로 한 바퀴를 돌 수 있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삶을 깨달는다. 발레를 통해 자신만의 인생철학을 만들어나가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 행복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기에 나는 지금도 포기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아직도 발레를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반드시 있다. 처음부터 잘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개의 경우 포인트 슈즈를 신고하는 동작은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토슈즈를 신고 일어서려면 등과 배와 다리의 힘을 고르게 기르는 훈련을 마친 후에 가능하다. 처음에 잘 안되더라도 약간 무리를 해서라도 해보아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어렵다고 주춤거리거나 시도를 하지 않는다면 계속 그 자리에 머물게 된다. 도전정신이 발레에도 필요하다. 신을 신고 섰을 때는 아름답게 보이지만 그렇게 서기까지 발톱이 여러 번 빠지는 고통을 참아내야 한다.
하면 할수록 쉽지 않은 발레 무던하게 좋아하는 마음을 지속하기도 쉽지 않다. 그 즐거움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크고 깊은 것이다. 그 즐거움을 발견할 친구들이 바로 발레리나다. 진발레스쿨 성인 취미 발레수업시간에 토슈즈 클래스가 있다. 변호사, 한의사. 유치원 교사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저녁이 되면 발레를 배우고 온다. 그분들이 한결같이 말하기를 발레를 배우며 새로운 나를 발견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