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끝으로 그려낸 꿈과 봉사의 무대

어느 따스한 겨울 아침, 진발레스쿨 스튜디오문이 조용히 열렸다. 그 안에는 설레는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는 꿈나무발레리나 지망생 학생들이 가득했다. 한 해 동안 땀 흘려 연습하고, 때로는 무대 위에서 긴장도 했지만, 늘 서로 격려하며 춤추고 배웠던 이들이 오늘 이 자리에 모여 있는 이유는 특별했다.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단순한 무용 연습이 아니었다. 바로 한미무용연합 진발레스쿨이 이룬 값진 성취를 함께 나누는 순간이었다.

지난 토요일 진발레스쿨의 스튜디오는 환한 웃음과 기쁨으로 가득 찼다. 그동안 커뮤니티를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해 온 17명의 학생들에게 미국 대통령이 수여하는 ‘바이든 대통령 커뮤니티 봉사상이 전달되는 뜻깊은 날이었기 때문이다. 발레 슈즈를 신은 학생들은 수줍게 얼굴을 붉히며 서로를 바라봤다.

한 해 동안 한미무용연합 진발레스쿨은 바쁜 날들을 보냈다. ‘꿈나무 발레리나 인재양성 프로그램(Alliance of Korean and Western Dances)’을 통해 발레에 열정이 있는 아이들에게 더 넓은 길을 열어주었고,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무료 수업도 마련했다. 온라인(ZOOM) 라이브 수업부터 대면 수업까지, 발레뿐 아니라 아크로바틱, K-팝, 모던댄스 등 다양한 장르를 접할 수 있는 무대가 넓게 펼쳐졌다. SNS, 홈페이지(www.koaballet.com), 유튜브 채널을 통한 무료 강의로 집에서도 언제든지 “초 간단 발레”를 따라 하며 즐겁게 춤출 수 있었다. 앞으로 대학 진학을 꿈꾸는 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무용 교육방법 인턴십 프로그램은 무용가로서뿐만 아니라 교육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든든한 발판이 되어 주었다.

2024년 한 해는 감사와 사랑을 주제로 한 발레 이론 줌 워크숍, 발달 장애인을 위한 댄스 클래스, 가족과 함께 춤추는 ‘패밀리 댄스 페어’, 광복절 경축 예술제까지, 각각의 행사가 마치 한 폭의 화려한 무용 그림처럼 빛났다. “독립이여 어서 오라” 한국 전통 춤사위가 담긴 창작발레부터 대학 진학 발레 엑스포 워크숍, 그리고 ‘활로인 발레 축제’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활동은 무용 교육을 넘어, 문화와 전통 그리고 사랑과 감사의 의미를 지역사회에 전파하는 값진 시간이 되었다.

LA 한인회가 함께 양로병원을 찾았던 날도 기억에 남는다. 손녀 같은 아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 건강하세요” 하며 고사리 손으로 세배를 하였을 때 반갑게 맞아주며 어르신 눈가에 맺힌 눈물과 환한 미소는 그 어떤 박수보다 뜨거웠다. 미국 땅에서 태어난 한인 2세 아이들은 케이 팝과 한국무용을 통해 역사를 몸으로 기억하고 전통을 이어가는 경험은 자신의 뿌리를 발견하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느끼고 알리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2002년부터 이어진 22년의 여정 속에서 85차례의 정기 워크숍, 424회의 커뮤니티 봉사활동 그 모든 순간들이 쌓여 이 날의 빛을 발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들이 발끝으로 그려낸 예술이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든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었다.

그날 오후, 진발레스쿨의 창문 사이로 쏟아지던 겨울 햇살은 더 따사로워진 듯했다. 그리고 그 빛 아래에서 아이들은 또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새로운 작품, 새로운 움직임, 그리고 새로운 꿈… 무대 위에서, 스튜디오 바닥에서, 그리고 온라인 화면 너머, 어디서든 발레와 무용이 이어질 것이었다. 보람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산타와 함께 선물도 받으며 즐거운 크리스마스 파티로 올 한 해를 마무리하며 한미무용연합 진발레스쿨과 함께 해준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를 드린다.

 www.koadance.org www.balletjean.com

진발레스쿨

3727 West. 6th Street #607. LA CA 90020

Tel: 323-428-4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