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 모든 발레수업을 마친 후 집에서 모처럼 한가한 나만의 여유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무얼 할까? 생각하다가 아이들의 다음 발레작품을 구상하려고 스포티파이에서 발레음악을 찾고 있었다. 이것저것을 서치 하다가 우연히 신데렐라의 요정 할머니의 마법의 주문음악이 흘러나왔다. 마침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온 딸레매 유나가 집에 들어오면서 이 음악을 듣고 신발도 벗지 않은 채 어릴 때 배웠던 발레순서를 하나도 틀리지 않고 그대도 한다. “ 살라카둘라 메치카불라 비비디바비디 부 모든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져라~~~ 비비디 바비디 부~~ “ Sala-gadoola-menchicka-boo-la Bibbidi-bobbidi-boo. Put ’em together and what have you got? Bibbidi-bobbidi-boo ”

5살 때 배우고 그동안 발레를 안 했는데 어떻게 순서를 다 기억을 할까? 참으로 희한했다. 물론 친구들과 술 한잔도 했고, 오랫동안 발레를 안 해서 턴아웃, 풀업도 안되고 발레자세는 엉터리였지만, 28살 된 딸레미의 깜짝 재롱쑈에 나는 한참 동안 웃었다.

생각해 보니 나 또한, 4살 때 한국 시민회관에서 발레콩쿠르에 나가 대상을 받은 “ 코리안 발레”솔로작품 순서와 음악을 50년이 지난 지금도 완벽하게 하나도 틀리지 않고 다 기억을 하고 있다. 아마도 내 몸의 뇌는 그 시절의 순서를 단번에 기억해 내는 것 같다. 이러한 기억은 내 삶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고, 나를 향해 항상 밝고 따뜻한 빛을 비추어 준다.

발레는 운동과 음악, 공간적인 움직임 등 다양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우리 뇌에 많은 연결고리를 형성한다. 어릴 때 수없이 반복했던 발레춤의 동작들은 우리의 근육, 뼈, 관절 등과 함께 발레의 순서는 뇌에 깊이 각인되어 저장하고 오래도록 기억되어진다. 몸은 자연스럽게 운동 기억을 통해 의식하지 않아도 춤을 출 수 있게 된다.

나에게 진한 감동과 동감이 간 동영상이 있다. 뉴욕 발레단의 최고의 수석 발레리나 마르타 곤잘레스가 알츠하이머에 걸려 요양병원 있을 때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 음악을 듣자 뇌는 기억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몸이 기억하여 젊은 날의 섬세한 동작을 다시 보여주는 유튜브영상을 나는 자주 본다. 그 찬란했던 시절로 돌아가 무대 위에서 다시 백조가 되어 수많은 관중을 바라보는 듯한 눈빛과 시선은 가슴 뭉클한 진한 감동으로 숭고하기까지 하며 존경으로 다시 한번 나를 뒤돌아보게 하며 항상 짠하게 나에게 다가온다. 내 몸이 기억하는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본다. 매일 하루를 즐거운 마음으로 행복한 추억을 쌓으려 노력하고 감사와 사랑으로 오늘 하루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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