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커피 한잔 놓고 신문을 읽다가 눈에 번쩍 트이는 기사를 보았다. 헐리우드 돌비 시어터에서 마이페어레이디 뮤지컬 공연을 이달 말까지 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은선 씨의 기사 내용과 칼럼은 LA의 예술문화행사를 가장 먼저 자세하게 알려주고 몰랐던 예술 상식을 배우기 때문에 애독하는 섹션 중의 하나이다.

 

그동안 나름대로 뮤지컬은 많이 보았는데 이공연은 못 보았기에 당장 티켓 마스터에 들어갔다. 내가 가고 싶은 날 날짜를 보니 거의 다 팔리고 비싼 자리만 남았다. 그나마 토요일 저녁 8시 티켙이 남아 있었다. 발레 수업이 6시에 끝나니 8시면 충분히 갈 있을 것 같아 OK 하며 신이 나서 티켙을 샀다.

 

거의 십 년 만에 다시 와보는 코닥극장 돌비 시어터다.  LA에 살다 보니 집에서 십 분 거리에 있는 헐리우드 거리를 생전 안 가게 된다. 남들은 헐리우드을 구경하려고 비행기 타고 여기까지 여행을 온다는데, 나는 오히려 평상시에 교통이 혼잡해서 그 길을 피해서 다닌다. 뮤지컬을 보러 온 사람들 모두 마치 아카데미 시상식에 레드카펫을 밝은 주인공처럼 한껏 멋을 내고 왔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나 또한 수많은 공연 예술장을 찾는다. 그런데 65년이 넘은 뮤지컬이라서 그런지 관객은 나이가 지긋한 노년층이 대부분이다.

 

마이페어레이디는 오드리 헵번의 영화로만 알고 있었고 뮤지컬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원작은 조지 버나드 쇼의 희곡 피그말리온 (Pygmalion)으로 하층민 계급의 여인이 교육을 통해 요조숙녀로 변한다는 스토리다. 그 속에서 상류사회의 동경, 계급 상승의 욕망, 무시, 사랑, 고뇌 등 다양한 소재로 다시 한번 우리의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든다. 다시 들어도 언제나 감미로운 음악, 리얼한 연기력, 높은 가창력, 화려한 댄스 자연스럽게 바뀌는 무대 배경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아이디어로 3시간의 공연이 금방 지나갔다. 일꾼들이 빗자루를 들고 춤을 추는 장면, 무도회의 댄스 장면은 발레로 만들어보고 싶은 새로운 영감을 나에게 떠오르게 하였다.

 

저녁 8시부터 시작해서 11시에 공연이 끝났다. 마스크를 쓰고 공연을 보아도 다시 찾아온 일상이 너무 나도 감사했다. 토요일 저녁 밤늦은 시각 헐리우드 거리를 걸으며 마치 LA를 처음 온 여행객처럼 사진도 찍고 여기저기 상점도 구경한다. 나는 (I Could Have Danced) 흥얼거리며 콧노래를 부르며 내가 마치 주인공 일라이자가 되어 발란세 그리 샤드 피케 아라베스크 춤을 춘다. 나는 스스로 나에게 말을 한다. 오늘 하루도 정말 수고 했다. 행복이란 멀리 있는 게 아니야 … 바로 이런 거야…. 너 행복하니? 대답은 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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