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시간이 많이 생겼는데도 모든 일에 열정이 점점 사라진다. 내가 아침에 몇 시에 일어나는가? 하루 종일 무엇을 했는가? 오늘 하루를 알차게 시간을 보냈는가? 생각해 보니 많이 나태해졌다. 모든 게 시큰둥해졌다. 코로나 19 때문이라고 책임을 떠맡긴다. 언제 다시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올지 모르는 팬데믹 지금 이 상황이 의욕을 점점 희미하게 만드는 것 같다. 허전한 마음과 남는 시간을 뭔가 채워보고 싶은 마음에 서점에 갔다가 강수진의 “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 ” 책을 만났다. 그 책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년 전 나온 책인데 나는 이제야 본다.
사람들은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의 얼굴은 잘 기억을 못 해도 기형처럼 변한 그녀의 발 사진은 SNS를 통해 많이 보았고 기억을 하고 유명하다. 단 한 장의 발 사진은 다른 설명이 필요 없다. 보는 순간 얼마나 연습을 했으면 저렇게 돠었을까? 하며 코끝이 찡해지는 진한 감동을 받는다. 그녀의 자서전은 모든 열정과 인생철학을 대변한다.
동양인 최초로 스위스 로잔 발레 콩쿠르에서 우승,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최연소 단원으로 입단,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여성 무용수상, 국립발레단 단장 등, 최초, 최고 등 화려한 그녀의 수식어 뒤에는 하루 19시간씩 반복된 연습과 노력이 있었다고 한다.
강수진은 나의 모교인 선화예중에 5년 정도 후배다. 그렇지만, 나는 선화예중 2기로 이미 내가 졸업하고 나서 그녀는 입학하였기에 우리는 서로 알지는 못했다. 하지만, 나는 강수진 후배가 너무 자랑스럽기 때문에 같은 선화 예 중고 출신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
책 속에는 많은 교훈이 있다. 그동안 수많은 책을 읽어보았지만 이 책처럼 공감과 진한 감동을 주는 책은 많지 않다. 하나하나의 에피소드에서 놓칠 수 없는 교훈이 너무 많아 마음에 와 닿는 곳은 밑줄 긋고 마크해본다.“ 제 목표는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사는 것입니다. 나의 유일한 경쟁자는 어제의 강수진이다. 가슴 뛰는 삶이 진정으로 무엇인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열정에서 나는 지난날을 반성하며 잠에서 다시 깨어난다.
발레리나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이다. 발레수업이 끝나고 아이들과 함께 발 사진을 찍고 웃으면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 앞으로 토슈즈를 신고 연습하면서 발톱이 빠지거나 피가 나는 경우 열심히 했으니깐 선생님이 선물줄꺼예요.”아이들은 좋아하였고 그녀의 발 사진을 프린트하여 진발레스쿨에 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