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발레를 배우면서 인성을 배운다.
각 유치원마다 졸업식에 무용발표회가 있다. 졸업식에서 빠지지 않는 순서가 바로 아이들의 재롱잔치다. 재롱잔치라고 해서 단순한 아이들의 재롱이 아니다. 예능교육의 일환으로 무용선생님을 모시고 일주일에 한 번씩 유아발레 전문교육을 통하여 일 년 전부터 발표회를 준비한다. 처음 무용을 시작할 때는 줄을 설 줄도 모르고 자기 순서를 기다릴 줄도 몰라 친구와 싸우며 먼저 하겠다고 울던 아이들이 이제는 진지한 표정으로 발레, 재즈, 힙합까지 척척 해내며 율동이 끝나면 발레 동작으로 멋있게 인사를 하는 아이들의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리광만 부리던 내 아이가 이젠 어느 학교에 가더라도 혼자서도 척척 할 수 있는 준비된 아이가 되어 버린 것에 부모님은 깜짝 놀라며 대견해하며 내 아이의 춤추는 모습을 한 장면이라도 안 놓치려고 열심히 비디오와 사진을 찍는다. 재롱잔치를 준비하고 발레를 배우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단순한 무용 율동 동작만 배우는 게 아니다. 이 시기에 무용교육이란 가장 중요한 교육이다.
아이들은 무용을 통하여 신체적 발달과 함께 사회성을 함께 배운다. 한 번은 유치원의 한 학부모님이 발레 수업을 함께 지켜보더니 저에게 하시는 말씀이 철없는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냐고 돈을 보따리로 싸주어도 본인은 못 할 것 같다는 말에 함께 웃은 적이 있다. 아이들 수업은 선생님의 전문 지식만으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에 대한 따뜻한 이해와 사랑이 있어야 한다.
때로는 지치고 힘이 들지만,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발레 선생님 하며 반갑게 달려오는 해맑은 아이들의 꾸밈없는 초롱초롱한 눈빛이 있어 행복하다. “ 나는 커서 진 선생님처럼 발레 선생이 될 거예요.”라고 말하는 순수한 우리 아이들을 사랑한다. 이 아이들이 나중에 사회인이 되었을 때 유치원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무용선생님의 이름이 무엇이었는지는 기억 못 해도 마음속으로나마 유치원 시절을 생각하면서 발레가 즐겁고 재미있었고 행복했었다고 웃음 지으며 회상할 수 있을 때, 나는 더없는 보람을 느낄 것이다. 발레 교사는 나의 천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