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통해 나의 발레 인생 되돌아본다.
며칠 전 나에게 온 한 통의 이메일을 소개한다. “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 국립발레단 정단원이었습니다. 제가 단장님을 처음 알게 된 건 5년여 발레단 생활을 마치고 휴식 겸 남편의 어학 공부를 위해 미국에 잠시 머무르던 때 저희가 섬기던 교회의 목사님께서 한미무용연합회의 정기발표회 광고지를 전해주셨고, 그 인연으로 한국에 돌아온 지금까지도 홈페이지를 통해 단장님의 활동을 감명 깊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 당시 광고지 내용은 정기적인 발표회였던 거 같은데, 발레리나로서 너무도 기쁘고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그때엔 제가 두 번의 유산 후에 임신이 된 지라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안타깝게 공연을 보지는 못했지만, 단장님을 꼭 한번 만나 뵙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홈페이지에 단장님의 글을 보고, 제가 정말 꿈꾸던 가치 있는 삶을 살고 계시는 분이셨기 때문입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제게 발레라는 탤런트를 주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발레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나누고 살아 가는 것에 진정한 삶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살기 위해 미국에 갔는데 하루하루가 그렇게 순탄하지만은 않아 발레리나로서의 삶들을 하나씩 내려놓아야 하는 상황들이 계속되는 현실 속에 한국에 돌아온 지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시간 속에 단장님의 글을 놓지 않고 찾아보게 되고 열정이 식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지금도 너무 힘이 되고 꿈을 포기하지 않는 버팀목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재우고 힘들고 지칠 때에도 새벽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오늘은 어떤 글이 또 어떤 활동으로 사람들을 섬기고 활동하셨는지 글을 읽고 다시 힘을 얻고, 때가 되면 정말 함께 하고 싶다! 배우고 싶다! 소망으로 꿈을 품었습니다.
그런 삶을 지금부터라도 도전하고 시작하고 싶어서 이렇게 메일을 쓰게 됐습니다. 한국에서의 명예나 돈이 주인공이 아닌 정말 섬김의 자리에서 단장님께 배우며 세계 여러 아이와 성인, 노인 모두와 교류하고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
감사의 이메일을 받고“ 저 또한 아직도 멀었어요. 있는 그대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자신이 삶을 최고의 행복이라고 생각해요.”라는 답장과 함께 마치 오딧세이가 알키노오스 궁전에서 지나간 여정을 회상하는 플래시백 장면처럼 나를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미래를 향해 희망을 주고 꿈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막중한 책임감과 함께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의 질문을 다시 한번 던져 볼 수 있는 자기 통찰의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