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5. 춤추고… 여행하고… 그 속에서 나를 찾고…
내 책상 뒤에 있는 벽에는 커다란 세계지도가 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을때 하루에도 몇 번 씩 세계지도를 본다. 내가 앞으로 어느 나라를 갈 것인가를 상상을 하면 저절로 머리가 즐거워진다. 이제는 복잡한 일이 생기거나 일이 꼬일 때는 지도를 보며 머리를 식히는 것이 취미생활이 되었다. 내가 가본 나라 도시에 점을 찍고 다음은 어디로 여행을 갈 것인가를 미리 생각하면 내가 벌써 그 나라에서 즐기는 내 모습이 보여 가슴이 콩딱 콩딱 뛴다. 마치 내가 춤을 출 때와 같은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나는 최근에 18일 동안 한국을 먼저 가서 언니들과 그리스 여행을 하고 다시 한국을 와서 엘에이를 돌와 왔다. 지구를 2바퀴 돈 것이다. 전 세계 여행은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다. 모르는 새로운 세계의 만남은 나를 충분히 행복하게 만든다. 여행을 누구나 좋아한다. 누구나 갈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가지는 않는다. 돈도 들고, 시간도 없고, 고생하고, 나이가 들고, 몸도 안 따라주고, 여러 가지 이유를 든다. 하지만 모든 것을 뒤로하고 갈 수 있는 용기, 시간을 낼 수 있는 용기를 낼 때, 더 많은 것을 얻게 된다. 여행은 나를 항상 설레게 하고 나를 항상 새롭게 만들다. 그동안 열심히 일 한 나에게 스스로 상을 주고 스스로 재충전한다.
그리이스에서는 어떤 만남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나도 델포이 신전에서 신들의 신탁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환상과 함께 비행기안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시 읽고 또 읽었다. 이사도라 던컨이 그리스 석상들을 보며 영감을 얻은 것처럼 나도 나풀거리는 그리스 뮤즈의 옷을 입고 맨발로 춤을 추는 모습을 상상하였다.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육천만년전 형성된 바위 위에 하늘의 장소와 하늘의 세계로 옮겨다 준 느낌의 ” 메떼오라 ” 수도사들이 고뇌가 부활로 말 없는 황홀감을 느꼈다는 것이 과연 바로 이런 기분이었을까?
고린도에서 술의 신 디오니소스를 만나면서 카라바조의 슬프고 병든 바쿠스를 보았고, 니체의 삶의 생명력을 부여한 정신을 보았고, 벨라스케스의 자신만만한 승리의 디오니소스를 볼 수 있었다. 같은 신화라도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하며 느끼고 있다. 모든 소설, 문학, 문화, 예술, 패션, 상품까지도 많은 사람이 얼마나 그리스신화를 모태로 아이디어를 내었는가? 스티브 잡스가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같이 할 수 있다면 애플 전체를 주겠다는 곳이 그리스이다.
여행을 통해 나는 많은 것을 배운다. 마치 새로운 발레의 공연을 볼 때처럼… 내 삶이 어디로 갔었는지 되돌아보게 하고 나는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가? 를 생각해 본다.
4.15.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