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에서 발끝까지 인간의 육체가 그리는 가장 길고 아름다운 수평선의 포즈…
우리는 먼저 발레라는 이미지를 상상하면 목선과 손과 발이 긴 무용수가 한 마리의 백조처럼 우아한 몸짓으로 아라베스크 동작을 하고 있는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발레동작을 보면 아라베스크란 용어가 있습니다. 발레를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도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 봤을 것입니다. 아라베스크 (Arabesque) 는 ”아랍식의” 라는 뜻으로 무어 인의 장식품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합니다. 얼뜻 보기에는 손과 다리를 들어 올리는 쉬운 동작인 것 같으나 막상 따라 해보면 어깨가 올라간다든지 골반이 올라간다든지 무릎이 굽혀 진다든지 어정쩡한 포즈를 만들게 되며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상체 등의 척추의 힘으로 움직임이 달라질 때마다 온몸에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야만 가능한 동작이 바로 아라베스크입니다. 피겨 스케이팅 대회에서 우승한 김연아는 스케이팅 기술이 완벽하였으나 다소 뻣뻣한 편이었다고 합니다. 상체를 앞으로 숙이면서 한쪽 다리를 뒤로 들고 균형을 잡으며 은반 위를 미끄러지는 스파이럴은 기본적으로 발레의 아라베스크 동작으로 이루어 집니다. 스케이팅과 발레는 ‘몸으로 말하는 언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개 외국 선수들은 유연성과 예술성을 높이기 위해 어려서부터 발레를 배웁니다. 김연아는 발레 선생님을 초빙하여 작고 세밀한 동작들과 움직임에 대한 ‘느낌’을 배운 결과 스케이팅 기술에 발레라는 ‘날개’를 달아 한층 더 우아해 졌으며‘발레리나’라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필자가 발레를 사랑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발레 한 동작마다 최선을 다해야만 아름다운 선이 나오듯이 우리의 삶에도 목표를 세우고 신념과 의지로 최선을 다할 때 아름다운 삶을 가질 수 있다는 끊임없는 교훈을 받기 때문입니다. 아라베스크동작을 할 때 끊임없이 좌우로 흔들리는 몸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는 발목과 무릎 골반의 위치, 손끝 하나, 발끝 하나 모두 신경을 써야만 합니다. 어느 한곳이라도 어긋나면 자세는 흐트러지고 맙니다. 아라베스크 동작을 완성하기 위해 땀 흘리며 수백 번이고 반복하는 과정에서 강인한 의지를 배우게 됩니다. 우리의 인생도 아라베스크 동작처럼 길며 수평적이고 끊임없이 흔들리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삶을 지키는 힘이 할 수 있다는 의지와 신념을 갖고 매사에 노력한다면 아름다운 인생의 아라베스크 포즈를 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