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튜본 신데렐라 Matthe- w Bourne New Adventures Cinderella.
내 책상서랍에는 일년 꺼를 미리사 놓은 티켙이 10개로 넘는것 같다.
주로 취향이 (발레 , 컨템포러리, 오페라. 뮤지컬)이다.
오늘이 신데렐라 공연 첫날… 반년전 신데렐라를 보기위해 제일 먼저 표를 샀었다. 메튜본의 공연은 무조건 본다. 그의 창작을 통해 나는 아이디어가 생긴다. 모방을 통한 창작이라고 할까?
이제는 더이상 고전을 고전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 더이상 발레를 발레로 해석하지 않는다. “뭔가 다를것이다.” 라고 짐작은 하고 갔지만 정말 센세이션이다. 두시간반 3막의 공연 내내 무대에서 눈을 돌리지 못했다. 과연 메튜본 답다. 나랑 같은 나이던데.. 어떻게 메튜본은 이런 창작을 할 수 있었을까? 1997년에 만들었다는데.. 그때 나는 뭐했지? 로렌스 올리비에상, 토니상. 안무가로서 최고의 영예를 얻고 …
“ 나는 시나리오나 프로그램에 의존하지도 않고, 관객들에게 설명서를 나눠주고 싶지도 않다. 나는 관객들을 현장에서 놀라게 하고 싶다.” 이렇게 말한다.
그의 책을 자세히 보면 저절로 얻어진 명성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엄청난 노력의 결과라는 것을…..
오늘 공연은 그를 보면서 나도 할 수 있어.. 하면서 … 예술의불씨를 … 열정을 … 다시한번 일깨워 주었다. 새벽 한시반 무엇때문에 .. 왜 아직도 나는 잠을 못이루고 있을까???
발사모 헬렌씨의 공연리뷰 .
Matthew Bourne’s Cinderella – In the Realm of Magical Realism (Feb 8, 2019) #DTLA
2010년에 조프리발레가 공연한 영국로열발레의 프레드릭 애쉬턴경의 Cinderella를 본지 거의 10년만에 매튜 본 버전의 Cinderella를 금요일에 관람하고 왔다. 워낙 클래식발레만 오래좋아하다보니 Bourne에게 큰 관심이 없었고, 그를 지금의 매튜경으로 만든 그 유명한 Swan Lake도 겨우 영상으로 봤는데…..all male cast swan 이나 남남커플링이 호모에로틱하여 몰입도를 방해할줄 알았는데, 클래식발레라 할수는 없겠으나, 생각보다 narrative ballet의 특징을 잘 살려낸, 클래식의 명성에 누가되지않는 꽤 괜찮은 재해석인것 같았다.
공연전 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1997년에 방영된 The Making of Cinderella 라는 한시간짜리 인터뷰/다큐를 봤는데 – 20여년전에 풋풋한 매튜경이 본인도 Ashton의 Cinderella를 20대 초반에 관람한 후에 많은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외에 뜻밖의 로열발레 커넥션이있었는데 1997년 당시 초연캐스팅은 로열발레 댄서출신의 실제커플이 주인공역할을 맡았었고, 계모캐릭터를 맡은 댄서가 애쉬턴의 로열발레 예술감독직 후계자였던 Kenneth MacMillan의 뮤즈로 Romeo and Juliet의 Juliet 캐릭터의 원조인 Lynn Seymour로, 그녀는 테크닉보다는 감성적 연기가 뛰어난 “dramatic ballerina” 였는데, 어른의 사정으로 폰테인과 누레예프가 대신 오프닝나잇 공연을한 일화는유명하다.
Classically trained 발레댄서가 아니며 비교적 늦은 22살에 댄스트레이닝을 시작한 본의 작품은 장르가 애매모호한것같다….그의 Swan Lake를 “longest running ballet production” 라 하기도하고 때론 뮤지컬이라하기도 하고, 좀더 정확하게는 무언의 댄스뮤지컬로, synopsis가 프로그램에 나와있지않고 사전지식이없더라도 관객이 쉽게 즐길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그의 철학이라 하는데….The Making of Cinderella 에서 영국의 dance critic, Nicholas Dromgoole이 시니컬하게 “But what happens when he runs out of classical ballets?라 말했듯이, 본의 early period 작품은 1995년의 The Nutcracker, 요번 신데렐라도 1997년작 revival 이다, 심지어 3월달에 Los Angeles Ballet 가 공연하는 클래식 로맨틱 발레 La Sylphide도 1994년에 재해석한 버전을 발표하였다한다. 그러니 synopsis가 필요없는 이유는 그의 작품이 오리지날 창작물이 아니라 대중에게 이미 알려진 클래식을 재해석하는것이라 그런건지도…
정말 프로그램을 펼쳐보니, 시놉시스가 없었고 각씬이 펼쳐지는 장소만 짤막하게 리스트되어 있었다. 그리고 페이지 맨밑에 이 작품을 2010년에 작고한 아버지에게 바친다는 문구 “I dedicate this piece to my Dad, Jim Bourne (1932-2010) who was there and lived to tell the tale.”가 아버지에게 받은 영향과 애정이 였보이며, 더불어 그 시절을 견뎌낸 세대들에 대한 존경심까지 전해진다. 어릴적부터 영화광이였다는 본은 극 배경을 2차대전 중인 1940 런던으로 바꾸면서, 한국에서는 애수로 소개된 Waterloo Bridge 같은 2차대전 전쟁로맨스물에서도 많은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공연을 직접보면서 내게 생각나는 영화는 정작 Baz Luhrmann의 볼룸댄스세계가 배경인 Strictly Ballroom (1992)이였다. 본의 신데렐라의 전반적인 스타일은 클래식과 campy 함이 적절하게 조화된 스테이징인것 같았다. 본의 진짜 천재성은 그가 마스터 스토리텔러이고, 뛰어난 비전을 가진 감독으로 – 어느음악, 안무, 무대디자인, 의상, 그리고 어떤 스토리에 대중이 공감할지 캐치하는 능력을 지닌점인것같다.
신기하게도 2막의 dance hall 씬에서, Prokofiev의 Cinderella가 이렇게까지 modern하면서 jazzy한 스코어인줄….마치 이 음악을 처음듣는 느낌마저 들었다. Prokofiev가 본에게 커미션받아 작곡한것 같아서, 같은 음악의 클래식 발레가 이미 존재한다는게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안무적으로는 일단 발레의 틀에 얽매이지 않으니, 라틴댄스, 스윙, 자이브 등 다양한 스타일의 사교댄스도 등장한다. 알코홀릭이며 한물간 배우 아우라의 새엄마 캐릭터가 왕자 포지션의 Harry, the Pilot를 리드하며 반강제로 추는 duet 이나 1막에서 Cinderella가 Harry와 추는 “Dummy Duet”은 둘다 코믹한 요소가 있지만, 느낌이 아주 다르다.
Dummy Duet은1막에서 Harry의 갑작스러운 등장과 둘의 짧은 첫만남에서 곧 시작되는데, Harry의 첫 등장은 영화에서 나올법한 로맨틱 전쟁영웅도 아니고, 클레식발레의 완벽한 왕자님는 더더욱 아니다. 전시 중 블랙아웃을 피해 신데렐라 집에 갑자기 들어닥친 그는 머리를 붕대로 감은채, 아직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못한 불안정한 현실적인 캐릭터이다. 그가 떨어트리고 간 파일럿모자를 신데렐라가 자켓만 걸처져있는 마네킹위에 모자를 씌우고 춤을 추다가 커튼 뒤에 한바퀴 돌아나오면 마네킹이 Harry로 바꿔져있다….(상상속의 그는) 뻣뻣한 목각인형처럼 불안한 스텝을 밟으며 신데렐라와 comically out of sync 하면서도 tender 한 duet 을 춘다. 그런 Harry가 2막의 dance hall 씬에서 머리의 붕대를 풀르고 잘생긴 이마를 드러내며 두명의 제복을 입은 officers와 트리오로 춤을 출때는 마치 Gene Kelly 처럼 스무드하고 파워풀한 댄스를 선보여 처음엔 다른 댄서인줄 알았다.
신데렐라 스토리에서 원래 등장하는ugly stepsisters 이외에 극의 전개상 3명의 stepbrothers 캐릭터가 더해졌는데, 디자이너인 큰아들, foot fetish가 있어서 새엄마의 블랙 밍크코트와 유리구두를 몰래 신어보는 신데렐라의 발에 환장하는 둘째, 그리고 반바지를 입은 막내 게이소년까지 campy하다. 게다가 fairy godmother 대신에 하얀올백의 머리와 반짝이는 하얀수트에 거의 중력이 없어보이는 가벼운 스텝의 수호천사가 날개대신에 긴팔을 더 길게 날개짓하여, 키가 큰줄 알았는데 3막의 병원씬에서 의사로 나올때는 키가 작아보일 정도로 angelic illusion 을 잘표현했다.
그렇다고 코믹과 camp, romance 가 결코 본의 신데렐라의 전부가 아니다. 전쟁의 파괴력과 고통받는 인류, 또한 잿더미 속의 역경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서는 생명력, 새로운 출발, 피할수 없는 운명, 또한 setting 을 시대불명의 동화나라에서1940년으로 옮기면서 Paganism 에서 Christianity로의 이동과 이를 상징하는 종교적인 이미지와 메시지도 나온다. 3막에서 온전치못한 Harry가 신데렐라의 구두한짝을 손에쥐고 애절하게 춤을 추는 장면은 1막에서의 dummy duet 과 미러링한다. 희망을 상징하는 구두를 놓치지 않으려 애쓰며 더러운 거리를 힘들게 헤매는 Harry를 자애자선를 상징하는 빨간망토의 여인만이 손을 내밀어 도와주려하지만 저지당한다, 그리고 곧 거대한 적십자가 싸인이 무대 위 중앙을 비추며 요양병원으로 씬이 교체되며, 신데렐라는 수호천사의 비호로 악을 물리치고 Harry와 재회한다.
마지막 씬의 패딩턴 기차역에서 1차 대전의 전쟁영웅이었으나 트라우마로 무기력하게 휠체어에 묶여 악을 상징하는 새엄마에게 저항하지 못했던 신데렐라의 아버지는 제복을 차려입고 가슴에 훈장을 달은 품위있는 모습으로, 결혼하여 새출발하는 신데렐라를 배웅한다. 그리고 수호천사가 혼자 쓸쓸히 앉아있는 다음 프로젝트대상을 발견하여 그녀의 어깨위에 살포시 손을 얹어놓으며 매튜 본의 아름다운 어른동화는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