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무용연합 진발레스쿨은 11월 2일 토요일 6:30 pm 윌셔 이벨극장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주제로 무용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공연은 여러 색깔의 춤들이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다양하고 깊이 있는 감동을 선사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안나까레리나, 슬리핑뷰티, 파키타, 호두까기인형의 전통 클래식 발레의 진수를 단원 30여 명이 함께 선 보인다. 그중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은 창작 발레 ‘AI와 함께 춤을… (Dance with AI)이다.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된 동기는 올 3월에 공연된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 AI 코펠리아”를 보고 큰 영감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들의 무대를 보고 나서 나 역시 ‘AI와 인간이 함께하는 무용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열망이 생겨 이번 공연을 통해 야심 차게 그 꿈을 실현하고자 했다.

 

“ AI와 함께 춤을…” 창작발레는 단순한 실험 무대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현대 사회는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시대이다. 이 작품을 통해 그 공존의 가능성과 조화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음악과 무대 배경 역시 인간이 창조한 것과 AI가 생성한 음악 백그라운드 이미지를 융합하여 조화롭게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무대 위에서는 인간의 감정과 창의성, 그리고 AI의 기술적 가능성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되는지를 표현하고자 했다. 이사도라덩컨, 마샤그레이엄 등 수많은 무용예술가들이 심취했던 니체의 몸 철학사상을 나 또한, 그 뜻을 알고 이해하고 싶었다. 수많은 시간을 책과 씨름하며 그의 사상을 춤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니체는 몸을 단순한 신체적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모든 활동과 사유의 중심으로 보았다. 그는 “몸이 없는 생각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우리의 모든 사고와 감정, 심지어 의식 마저도 몸을 통해 구현된다고 말했다. 그의 철학은 인간이 단지 이성에 의존하는 존재가 아니라, 본능과 감각, 그리고 몸을 통해 세상을 경험하고 이해하는 존재임을 강조한다. 태초의 우주의 혼돈 카오스(Chaos)에서 조화로운 정렬 코스모스(Cosmos)로 전환되는 두 개의 개념을 해방 자유 영원성 디오니소스적인 추상적 관념을 춤으로 전달하고 싶었다. “AI와 인간이 여럿이 함께 꽃피는 동산에서 발레로 춤을 추는 이미지를 만들어 주세요” ChatGPT에 프롬프트 명령어를 입력했더니 수많은 이미지를 만들어준다. Suno.AI, Capcut으로 음악도 편집하고 AI의상도 서치하고 모든 것이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작곡 “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Also Sprach Zarathustra) 서곡을 시작으로 AI 가 만든 음악을 접목하였다.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테크놀로지의 발달은 컴맹세대인 나에게 새로운 기술을 따라가기가 너무 벅차다. 힘들 때면 나는 나이키의 슬로건 “ Just do it”을 외친다. “그냥 해” 가 아니라 “하면 돼”로 주문을 외운다. 모르면 유튜브를 보며 하나씩 배워 나갔다.

 

발레를 평생 사랑해 온 나에게 춤은 단순한 예술 그 이상이었다. 춤은 감정과 사상을 몸으로 표현하는 수단이며, 춤을 통해 우리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심오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기쁠 때, 슬플 때, 힘들 때, 혼자일 때 춤으로 풀어 위로를 받았다. 나는 이 춤에서 몸의 자유로움을 통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니체의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 초인 위버멘쉬(Übermensch)의 개념은 춤에서 ‘자유로운 몸’으로 나타내고 한계를 뛰어넘어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고,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며 영원 회귀’의 개념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싶었다. 니체가 강조한 몸과 정신의 통합, 그리고 인간 존재의 깊은 의미를 발레의 움직임으로 형상화하고자 했다. 우리는 이성으로만 세계를 이해할 수 없고, 몸의 감각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발레의 정교한 기술과 미학적인 움직임 속에서 몸의 자유와 정신의 깊이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이 작업은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성찰의 기회이다.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고 그것을 실현하는 과정은 언제나 나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게 한다. 창작은 고된 과정일 수 있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더 창의적이고 깊이 있는 인간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이번 “ AI와 함께 춤을 ” 작품 이 그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만큼 관객들도 그 신선하고 도전적인 무대에서 새로운 감동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어쩌면 아직 어린 꿈나무 발레리나 학생들은 그 뜻이 무엇인지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실험무대 창작발레를 배우고 직접 춤을 추면서 아이들은 선생님이 예술적으로 추구하는 방향과 탐구와 창작의 과정을 점차 이해하게 될 것이다. 식구들은 나에게 말한다. “편하게 살지 항상 고생을 사서 한다고..” 지나간 나의 삶을 생각해 보니 항상 그랬다. 앞으로도 현재진행형이다. 발레는 단지 아름다운 몸짓이 아니라, 우리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고 표현하는 가장 근본적인 예술이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통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경험을 하며 오늘도 나는 “아모르파티”를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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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발레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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