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70대 춤추는 발레리노

발레리노 “여러분 자 지금부터 가슴을 크게 펴고 숨을 깊이 쉬면서 오른손 위로 두 번 흔들고 아래로 두 번 오른발 왼발 찍고 웃음 박수를 시작합니다. 아하하하 아하하하… ”

4년 전 어느 한 모임에서 나는 아주 특별한 분을 만났다. 손상언선생님의 웃음 강연을 듣게 되었다. 웃음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는 웃음 운동을 소개하면서 웃음을 운동으로 생각한다면 언제든지 웃을 수 있다는 말에 나는 전적으로 동감하였다. 그날의 강의가 내 삶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다.

마치 어두운 숲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나에게 찬란히 빛나는 별을 다시 보게 해준 단테의 신곡에 베르길리우스 같았다. 그동안  스스로 웃어보려는 노력은 거의 하지 않고 누군가 나를 웃게 해 주기만을 바랬던 거 같다. 웃는 것이 좋다는 것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과연 나는 하루에 몇 번이나 웃었고 정말 신나게 춤을 춘 적이 언제였는지 생각하면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손 선생님 부부는 우선 먼저 큰소리로 웃고 나서 말을 시작한다고 한다. 그날을 인연으로 손 선생님은 70대의 나이에 진발레스쿨에서 발레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동안 양로병원 위문공연 정기 발표회 등 각종 커뮤니티 행사에 웃음 강의와 발레공연을 함께 하면서 단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다.

한번은 손 선생님이 일하다가 전기톱에 손을 다쳐 응급실에서 엄지손가락 12바늘을 꿰맸어도 저녁에 광복절 문화행사에 발레공연을 위하여 손가락에 붕대를 매고 오신 것을 보고 감사 감동의 눈물이 저절로 났다. 암 환자를 위한 웃음 강연을 보수도 받지 않고 흔쾌히 웃음강연을 해주신다. 손 선생님은 자신을  “ 나는 70대의 춤추는 발레리노 웃음전도사” 라고 말한다.

“제가 발레를 배우고 달라진 게 있어요. 시니어에게 적극 발레를 추천합니다. 발레를 4년째 배우는데 허리가 곳아지고 자세가 바르게 됩니다. 자세가 바르게 되면 자신감이 생깁니다. 또한, 무릎이 튼튼해져서 제가 발레를 한 이후에는 우리 집 계단을 뛰어 올라다닙니다. 발끝으로 하는 발레이기에 하체가 강해져 남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아하하하… ”라고 공연때마다 소개하면서 함빡 웃으신다.

손 선생님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저절로 입꼬리가 먼저 올라가면서 웃음이 바로 행복이라는 알게 해주는 긍정에 에너지가 전달된다. 어쩌다 발레수업에 못 오시는 날에는 발사모 회원들이 모두들 한결같이 말하기를 분위기가 다운된다고 말한다.

전문가의 프로 발레리노는 아니지만 70대의 나이에 남자가 발레에 도전하는 그런 인생… 항상 웃으면서 매사에 긍정적인 삶을 사는 그런인생… 얼마나 멋있는가? 우리도 그런 인생을 도전해 보자.

 

11.12.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