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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살맛 나는 세상이다. 이곳 엘에이는 정말로 축복받은 땅 천사의 도시다. 도처에 다채로운 축제와 공연, 뮤지컬, 콘서트, 전시 등 낭만과 예술의 문화행사로 가득 차 있다. 보고 싶은 공연을 골라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일 년 전부터 시즌티켙으로 사 놓으면 가격도 엄청 싸다. 블랙프라이데이같이 특별한 날에는 반짝티켙 세일도 한다. 주의를 잘 찾아보면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실속 있는 공연도 있다. Ticketmastr.com에 가면 매주 전 공연 일정을 볼 수 있고, StubHub는 전 세계의 티켓과 공연일정도 알 수 있다.

이메일을 책업해보니 나는 이번 달에 3개의 발레공연을 보러 간다. 도로시 첸들러 극장에서 앨빈 아일공연, 엘에이 발레단의 조지 발란쉰공연,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에서 위핑크림 창작발레공연이다. 특히 현재 맹활약 중인 엘에이 발레단 수석 발레리노 김정건은 한국인으로 유일하며 나의 모교인 선화 예술고등학교 후배이기도 하여 우리의 긍지이며 자랑이다. 그의 공연을 볼 때마다 가슴이 뿌듯함을 느낀다. 이번 조지 발란쉰의 공연에도 멋진 공연을 선보인다.

저마다 사람들은 공연장을 찾는 이유가 다를 것이다. 난 벌써부터 옷장을 몇 번이고 열면서 그날 입고갈 옷을 무얼 입을까 골라보며 마치 오스카상을 받는 레드카펫을 걷는 여배우 모습을 상상하면서 마냥 즐겁기만 하다. 백인 노부부는 두 손을 꼭 잡고 입장하고, 턱시도와 이브닝드레스를 입은 선남선녀들, 난 어느새 신데렐라가 되어 춤을 추고 있다.

공연장은 바쁜 일상을 뒤로한 나만의 초대받은 연회장이며 힐링 공간이다. 빈자리 하나 없는 가득 메운 사람들 사이에 내가 있다는 것, 예술이 내 옆에 있다는 것은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감동이며 카타르시스의 극치이다. 마치 내가 무대 속 주인공이 된듯한 느낌에 때로는 스탕달 신드롬을 느끼듯 온몸에 전류가 흐르며 멍해질 때도 있다.

“ 또 발레공연 보러 가니? ” 하며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주변의 친구들이 물어볼 때도 있다. 생각해 보니 여때 까지 호두까기인형 발레공연은 15번이나 보았다. 내용과 순서를 다 외워 버렸지만,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르고 감동이 달랐다. 마치 중학교 때 어린 왕자 책을 읽었을 때는 단순한 동화책이었는데 대학교 때와 아이들 엄마가 되었을 때 그리고 최근에 다시 읽었을 때는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내 삶에 다가온 거처럼 같은 맥락일 것이다.

공연을 보고 또 보는 N 차 반복 관람은 괴테의 말처럼 “예술은 나의 영혼을 일깨우고 나의 영혼을 성장시키는 데 도움을 주었다.” 라고 할 수 있다. 발레의 세계로 가보자. 공연의 사전 지식을 위해 열심히 인터넷을 두들기며 공부하는 재미를 느껴보자. 무대 공연을 통하여 우리 모두 더 큰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3.19.2017